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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방축제가 이 모양 이 꼴인 까닭`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by 박인군 2011. 6. 3.

지방축제가 이 모양 이 꼴인 까닭'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광양의 매화 축제, 구례의 산수유 축제, 구례의 벚꽃 축제, 여수의 진달래 축제.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했던가. 지역에 살다보면 온몸으로 맛본다. 광주를 포함한 남도의 5월은 온통 축제의 계절이다. 지역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고장의 멋과 맛과 특색을 살린 향토 축제가 줄을 잇는다.

물론 5월만이 아니다. 봄꽃의 개화 시기에 따라 남쪽 바닷가에 인접한 지역부터 북상하다 5월이 되면 한꺼번에 쏟아진다. 그래서 남도의 축제는 섬진강과 지리산을 감싸고 있는 지역부터 시작된다. 광양의 매화 축제, 구례의 산수유 축제, 구례의 벚꽃 축제, 여수의 진달래 축제가 3월 초부터 1주일 간격으로 한 달여간 이어진다.

3월이 '꽃 축제의 달'이라면, 4월은 '전통 민속축제의 달'이다. 여수의 거북선 축제, 순천의 낙안성 축제, 진도 바닷길 축제, 화순의 고인돌 축제, 담양의 대나무 축제가 연달아 열린다. 5월에 들어서면 장흥의 주말장을 중심으로 한 키조개 축제, 함평 나비 축제, 보성 차밭에서 이루어지는 다향제, 장성 홍길동 축제, 완도 장보고 축제 등 이름을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5월 중순 전에 광주의 축제가 끊기는 까닭







이 같은 향토 축제는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전국적 현상이 되고 있다. 축제 개최가 일종의 지방자치의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다보니 이름과는 동떨어진, 축제를 위한 축제로 전락해 지역주민들까지 외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축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몇 곳을 찾아가봤다. 축제라기보다는 일종의 관치 행사라 할 만큼 그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비슷한 먹을거리 전(廛)이나 캐릭터 상품들도 유명 관광지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과 엇비슷했다. 전국 유명 사찰 입구마다 줄지어 선 민속품점이나 산채나물과 산채비빔밥 식당처럼.

축제의 본래 뜻은 개인이나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결속의 계기가 되었던 사건·시기를 기념하여 자연 발생적으로 이루어진 의식의 행사 개념이다. 주민 참여는 기본이고, 슬픔이든 기쁨이든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분위기가 본질이다.

하지만 지금 전국의 5월을 달구는 지자체들의 축제 중에는 지자체를 위한 행사로 억지 이름을 붙인 것이 적지 않다. 지자체장과 지역 유지, 지역 정치인들이 참여한 지루한 행사 뒤에는 얄궂은 상혼들이 주인이 되고, 주민들은 객으로 전락하기 일쑤이다.

물론 향토 축제 중에는 차별화된 기획과 창의적인 발상으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 명성을 얻는 것도 적지 않다. 담양 대나무 축제나 함평 나비 축제는 지역의 환경과 자연을 현대적 발상으로 기획해 새롭게 축제의 의미를 창조한 경우일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찾아오고, 청춘남녀가 즐기고, 남녀노소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반면에 대다수 축제 현장을 보노라면, 젊은이들은 찾기 힘들고 중·노년층 이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젊은이들이 사라진 지방의 슬픈 자화상이지만, 축제를 지역 실정을 엄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단체장의 치적거리로만 기획하는 것도 한 요인일 듯하다.

이렇듯 줄을 잇던 축제가 5월 중순 전에 뚝 끊긴다. '광주의 5월'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축제의 5월은 어느새 분노와 슬픔, 애도와 새로운 다짐, 그리고 승화의 '오월제'로 바뀌는 것이 30여 년을 이어온 남도의 5월이다. 이때쯤이면 파스텔풍의 연녹색으로 몽실몽실 피어나던 무등산도 짙은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출처 : 푸드투데이
글쓴이 : 푸드투데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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