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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歸農(村)所感

by 박인군 2012. 11. 19.

                                                                     歸農()所感

 

 

제가 시골에 내려가서 한 주일쯤 되자, 이웃노인분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새댁 언제 와요?

 

저는 순간, 결혼한 지 30년이 가까이 되어 집에는 헌 댁밖에 없는데 누굴 말하는고?

 

한 두어 달 지나자 그 노인이 또 묻습니다.

 

주말에 할마이 와요?

 

머리나쁜 저는 또 집에는 아주머니는 하나 있는데 할머니는 없는데 누굴 말하는고?

 

저의 귀촌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어쩌면 귀농에 있어서 절반의 성공은 집사람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오늘에야 해봅니다. 실제로 주변에 보면 중년남자 혼자서 토지를 마련해서 혼자 자취하면서 절뚝발이 귀농을 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형태는 강인한 쇠의 부속이 겪는 금속피로처럼 삶의 피로가 누적되어 오래가지 못합니다.

 

 

 

 

평소에 저는 저 자신의 경우에 국한해서 이야기할 때는 귀농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극력 피하고 귀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귀농이라는 단어에는 농업으로 생계문제가 해결되어야한다고 저의 귀농에 대한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직 귀농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 저사람들 지금 멋도 모르고 무제초제, 무농약 운운하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언제 서울로 올라갈지 몰라하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농촌, 특히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한 때 70~80세대에 이르는 마을이 이제는 주로 60대와 70대가 주축을 이루는 25세대정도의 마을로 사양화되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입니다.

 

인심이 좋았던 시절은 끝이 나고 모두 하는 그런 시대 속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60대말에서 70대중반의 할머니들도 돈 벌어 병원에 다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연골주사와 진통제를 사용해가며 하루 5만원 남짓 하는 하루품삯을 위해 무리를 해가고 있습니다. 서로의 품앗이 보다는 인삼 등 대규모의 농사를 하는 사람들의 일꾼으로 일하고 있으며, 각 지역마다 일손을 모으는 이들이 고개를 높이 세우는 그런 시절이 되었습니다.

 

 

 

 

물론 외양으로 초라하게 보이는 이런 분들도 내막을 보면 집외에는 전혀 땅이 없는 분도 있지만 , 2,3천 평 내지 5천 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2,3명 내지 5명 정도의 자제분들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대도시에 출가하여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생하시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하는 저의 질문에 대한 그들의 대답을 들어 보면 결코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나이가 들었어도 아직 능력이 있다는 식으로 자신에 대한 존재감 확인과 사회활동의 일환인 점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농촌을 바라볼 때에 10년 앞의 일만 생각해도 아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아이를 낳지 않는 우리나라의 소자화현상이 앞으로 인구의 1/10은 외국계 및 다문화가정출신의 인구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과 같이 시골도 도시의 정년퇴직자인구로 채워져야 할런지는 저도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어쨌든 오늘 드리는 말씀은 농촌의 미래나 귀농의 총체적인 데 대하여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사례를 말씀드리는 선에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 × ×

 

 

제가 귀촌을 처음 실행에 옮긴 것은 약15년 전의 일로 처음에는 경기도 가평군 하면의 조종천변에 100평이 채 못 되는 텃밭을 마련하면서입니다. 이후 양평의 연수천변의 집터 마련 - - - - 이렇게 가평과 양평에서 13년간의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전원에서의 생활은 대도시에서 누렸던 사회적인 혜택보다는 청빈하지만 보다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일이었는데, 땅 경계를 가지고 서로 멱살을 잡거나 사회적인 지위로 횡포한 행동을 하며 지역사회에서 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전소유자가 합의서를 써주어 군청에 의해 포장된 시멘포장 길을 뜯었다가 고발당하기 직전 엄청난 돈을 들여 복원한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이웃과 언쟁을 해 오늘까지 잘 다니던 길을 상대방이 토지의 권리를 주장하여 담을 쌓기 시작하면서 집을 바로 앞에 두고 100미터 이상을 밭길로 돌아가다가 홧병이 나서 1년만에 집팔고 떠나는 그런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서울경기권의 전원생활에서는 마음편히 지내려 왔는데 스트레스가 더해지는 그런 생활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서울 경기권으로부터 좀 더 떨어진 먼 지역의 본격적인 시골살이도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골에 가면 마을 한가운데에서 약간은 벗어난 거리에 주거지를 두라 (가다오다 불쑥 들리기에는 좀 불편한 위치면서 마을을 등지지 않는 위치)는 선각자들의 어드바이스가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시골에 오는 분들은 많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유복한 분들 가운데는 시골에 와서 큰 집 지어놓고 고고하게 지내다가 1년쯤 지나면 외로워서 집 팔고 떠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무턱대고 과수원 몇 천 평을 사서 고생하다가 방향을 바꾸는 분들도 있습니다.

 

 

시골에 오면 어떻게든지 살 수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내려와 너무 힘들어서 돌아서는 젊은 분들도 있습니다. 세상살이는 시골이나 도시나 모두 경제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어디든지 만만한 곳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삶은 항상 진지하고 엄격한 것입니다. 닭과 강아지가 마당에 뛰노는 이발관에서나 보는 그런 그림을 바라보는 것과는 다릅니다.

 

 

저의 경우 귀촌에 있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하여 살아가기였습니다. 앞서 경험한 분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어느 지역의 사람이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이 지방에 온 지 3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벽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아는 지인의 한 아주머니는 시골에 내려간 지 1년 만에 현지의 부녀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라도 어느 시골에는 한국남성과 결혼한 일본여성이 현지 이장을 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으니 이도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이가 어느 정도 먹어 귀촌하여보면 여러 가지 쉽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품성과 스타일과도 깊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현지생활의 중요한 팁은 일단은 비굴하지는 않지만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절대로 만만하게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당당한 학생처럼 그곳에 사는 모든 분들의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적어도 하는 시늉이라도 보이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러면 그 분들은 존중받는다는 마음에 경계를 풀고 진심으로 대해줍니다.

 

 

다음은 몇 분과 친해지고 나면 그 분들은 제 앞에서 다른 분에 대한 험담을 하기시작합니다.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시골동네는 그런 분들끼리도 사형간이라든가 하는 인척관계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절대 아 그렇습니까?’하고 듣기만 하거나, ‘서로간에 오해가 있었겠지요.’하는 식으로 위로를 하며 스스로 빠지기 쉬운 함정을 피해가야합니다.

 

 

이외 극심한 사례는 집성촌에 들어가 아무리 노력해도 화합될 수 없어서 3년만에 동네밖으로 나와 멀리 집을 짓고 농사만 그 동네에 가서 지은 케이스라고 하겠습니다.

 

 

귀농에 있어서 어떤 작물을 할 것인가, 얼마만한 터전을 마련하여야 할 것인가 등은 좀 더 전문적인 접근이 따로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우선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할만한 오랫동안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일 것이고, 다음은 주거공간을 잘 마련하는 일일 것입니다. 지역의 선정에 대해서는 같은 게시판에 제가 정리한 자료를 올려두었습니다.

 

 

인프라가 좋은 대도시의 직장에 근무하면서 흙을 밟지 않고 집으로 출퇴근하다가 전원으로 가게 되면 우선은 더위와 추위, 비 등 날씨에 따라 많은 불편을 겪게 됩니다.

 

 

1년간 농가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부엌이나 화장실 갈 때도 우산을 쓰고 가야하고 부엌에는 쥐가 들락거리거나 공기구멍에 새가 집을 지어서 울어대고 방 한쪽 구석에는 귀뚜라미가 울어대는 그런 불편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중년 농부는 자신이 집을 새로 짓게 된 동기로 아이들이 초등생이었던 어느 날 일어나보니 창문에 S자가 그려있어 살펴보니 뱀이 유리문에 붙어있어 놀랬다는 이야기입니다.

 

 

도시에는 자신의 집 말고도 공원, 도서관, 영화관, 백화점, 은행, 카페, 노래방 등 많은 유무료의 시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리나 교통기관 등도 쾌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인 인프라에 취약한 시골에서는 넓은 면적을 가진 땅에 집을 지어도 여러 가지 농기구나 많은 물건들, 농작물로 매우 산만한 풍경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아무리 멋지게 집을 지어도 현관에는 흙묻은 장화가 널부러져 있고 집안에는 온갖 잡동사니가 흩어져있게 되는데 이는 일상에서 순식간에 일어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기도 합니다만.

 

 

시골에서 쾌적하게 살려면 우선은 주거공간과 작업공간을 각각 유지하기 위한 공간의 구분배치가 필요합니다. 호텔의 경우는 종업원들이 서비스하는 프론트 사이드와 이용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관리부문인 비하인드 사이드가 있습니다. 이와는 좀 더 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전원에서의 생활은 우선 비가 온다든가 하면 건조한 공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든가는 점에 착안하였습니다. 저의 경우는 주거공간의 쾌적한 유지를 위하여 약간은 큰 창고를 지었는데, 이 창고 외에도 비를 피하며 일을 할 수 있는 지붕과 기둥만 있는 야외공간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습니다, 펜션 등에서나 보는 멋진 공간배치보다는 실용적인 공간 기능을 생각하는 것이 매우 절실함을 시간이 갈수록 느끼고 있습니다.

 

 

끝으로 제가 시골에서 주택을 지으면서 집중적으로 착안한 점 및 생활 속에 갖추면 좋겠다고 생각한 몇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1. 주거공간과 작업공간의 구분

 

(작업장 출입시 뒷문으로 출입하고그곳에 작업복 , 장화나 작업화, 모자, 장감 등을 비치, 현관문은 평상생활시 혹은 외출시 사용. 이를 지키지않으면 온 집안이 흙투성이가 되어 작업복이나 작업도구가 흩어져있는 상태가되는 것은 시간문제)

 

 

2. 문화 및 휴식공간(침실, 서재 : 오락, 독서, 컴퓨터, 오디오) 과 생활공간(부억, 가내작업) 의 구분

 

 

3. 낙뢰피해 방지를 위한 어스선의 매립

 

(전기허가 사항에 포함됨)

 

 

4. 생활공간의 쾌적화

 

(시골은 비가 오는 날이면 우울증에 빠질 수 있음, 음향기기, 티브이, 노래방기기, 서재 등 문화시설에 신경을 쓰고 : 밝고 환기가 좋은, 창이 큰 부엌, 창이 넓은 쉬는 공간으로서 욕실(세척실, 세탁실의 분리)

 

 

5. 실외작업을 즐겁게 : 야외 스피커(여러가지 작업을 즐겁게 음악을 즐으며,,,,)

 

 

6. 전기 및 수도의 편리한 사용을 위한 궁리:

 

- 일정구간에 보호호스에 전선을 넣고 매립하여 일일이 릴 전선을 끌고다니는 번거로움의 반복을 제거)-

 

- 필요한 몇곳에 호스를 상설하고 쌍수도 (雙水道)꼭지를 사용하여 매번 갈아끼는 불편을 제거

 

 

7. 예비용품의 확보 : 연탄, 장작 등의 땔감, 난방유의 충분한 보충, 여분의 부품 준비

 

 

8. 에너지절약 : 보일러수에 부동액 투입(장기간 외출시에 대비)

 

 

9. 배수로관리 : 글라이팅 처리 수로, 유공관, 하수관, 뒷경사면 옹벽설치

 

 

10. 집을 덥게하는 마당의 돌깔기와 시멘바닥처리를 피하고 흙과 벽돌을 이용해서 자연배수가 되는 마당권유. 연못위치의 주의

 

 

11. 계단돌의 선택에 있어 : 요철면이 있는 계단면, 휠체어사용이 가능한 입구설치

 

인체공학적으로 계단의 높이는 각단 13센치 정도가 쾌적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올라가는 계단에서 착안)

 

 

12. 건축기록의 보관으로 추후 수리에 대비 : 온수파이프의 위치, 배수관의 배치도

 

 

13. 도난의 방지 : 고물수거상에 대비(창고 만들기, 잠금장치 철저)

 

 

14. 기본적 기구 및 공구의 마련: 예취기, 전기 혹은 모터 자동톱, 자동분무기 등

 

 

15. 안전 :

 

 

-설계 : 외딴 집일 경우 집밖에 나기지 않더라도 주택외경을 보두 볼 수 있도록 시각적 사각지대 없이 창문배치

 

 

-(에프 킬러와 같은 안전장비): 특히 숨어있는 벌집에 주의

 

 

-예취기 : 안면보호대, 각반(예취기 사용시 벌의 출현에 대비, 근처에 배우자나 가족이 있지않도록)

 

 

-: , 다리 주의

 

 

-관리기 : 경운기나 트럭에 실고, 내릴 때 유의

 

 

-경운기 : 도로주행 특히 음주운전, 방향전환, 빠졌을 때 등 극히 주의

 

(시골에서 가장 많은 사고 중에 하나, 귀농귀촌자는 경운기 사용을 권하지않습니다)

 

 

-화재 : 소 키우는 집, 볏짚에 인화사고

 

 

-야생동물 : 함정에 빠진 멧돼지, 달려오는 멧돼지(특히 임신시 사나움), 독사

 

 

-화재 : 소화기, 소방수, 소방모레 저장

 

 

16. 권할만한 일 :

 

 

- 작은 방 하나 정도는 온돌을 깔아 원적외선을 즐기자

 

 

- 평상, 미니온실, 발공원, 그네, 정자, 농구대, 탁구대, 야생화밭

 

 

- 짐승키우지않기 (*모종과 함께 늘 돌보아야하는 점)

 

 

- 우수를 모아 이용

 

 

- 장독대 만들기

 

 

- 식품, 효소 보관 지하창고 혹은 지하저장고

 

 

- 창을 3중창으로 하고 앞으로 어려워질 에너지문제를 생각하여 복수적인 다양한 난방법을 생각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또한 귀촌보다 특히 귀농시는 수박겉핥기로 한두주일에 기획제작되는 티브이 특집프로그램 등에 소개되는 성공사례 등에는 물 속에 그잠긴 빙산처럼 눈에 보이는 성공의 9~10배의 쓰린 투자와 세월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한다는 점입니다.

 

 

아직도 배움이 진행형인 저가 정리한 아직 부족한 점 많은 기록이지만 단 몇가지라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

 

 

 

출처 : 금산수삼센터
글쓴이 : 秋日幽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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