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수레에 올라타기
글 | 서진완
글쓴이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주립대학(University of Delaware)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후, 현재까지 인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유럽공동체 국가 중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부유한 나라로 평가되는 아일랜드는 오늘날 변화의 물결 속에서 가장 적응을 잘 한 국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아일랜드라고 하면 수백 년 동안 자신의 조국을 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굶주림의 역사를 기억 하게 된다. 그러한 나라로 기억된 아일랜드가 어떻게 한 세대도 지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독일, 프랑스, 영국보다 더 높은 소득 수준을 가진 부강한 나라가 되었을까? 답은 바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에 있다. 변화에 적응하면, 결과적으로 믿기 어려운 더 큰 변화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아일랜드의 부총리 메리 하니(Mary Harney)는 한 언론의 인터뷰에서“우리가 변화에 대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가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변화에 국가가 스스로 적응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일랜드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저널리스트 토머스 프라이드맨(Thomas Friedman)은 그 이유를 문화의 차이로 설명한 바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 나라의 문화가 얼마나 외향적이며, 또한 내향적인가에 따라 이러한 변화의 결과를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나라의 문화가 외향적인 것은 외국의 영향과 사상에 어느 정도 개방적인가 또는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수용(glocalize)하는가를 말하며, 내향적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일체감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 내부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지, 국가 엘리트들이 대중의 삶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는지 등의 의미를 갖는다.
결과적으로 한 나라의 문화가 외부의 환경을 내부의 문화와 자연스럽게‘글로컬라이즈’할 수 있다면, 즉 개방적이고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지고 있을수록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논의는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 기관 혹은 조직의 발전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유명한 한 소설가의 글에서 본 ‘운명의 수레’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운명의 수레에 적응하는 자는 운명의 수레가 태워가지만, 운명의 수레를 거부하는 자는 운명의 수레에 끌려간다고 했던가. 여기서 운명을 어쩔 수 없는, 혹은 피할 수 없는 오늘날의 대내외적인 환경이라고 한다면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환경에 대한 조직의 적응 문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롭고 창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에 불어 닥친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안한 국내 경제, 사회적인 혼란, 그리고 국민들의 의식 수준의 향상 등 조직의 외적 환경은 물론 조직 내부의 다양한 환경 변화는 조직의 입장에서 볼 때 피할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이와 같은 상황이 급박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존 조직의 질서에서 나타난 한계를 조직의 구성원 모두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이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에 기반을 둔 변화 없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속한 조직 스스로 변화의 수레에 적응하느냐 혹은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그 흥망성쇠가 결정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변화의 수레에 올라타기 위해 조직 구성원 모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역시 국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문화를함께 변화시키는 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조직인지의 여부는 우리 조직의 문화가 어떠한지 구성원 스스로 몇 가지를 자문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변화를 꿈꾸는 세 가지 방법
첫째, 마이클 햄머(Michael Hammer)는 “기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신호 가운데 하나는 그 회사 사람들이 과거가 참으로 좋았다고 내게 말할 때입니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속한 기관에 대한 꿈보다 과거에 대한 추억이 많은지, 아니면 미래에 대한 꿈이 과거에 대한 추억보다 많은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조직 내에서 새로운 변화를 위한 결정을 할 때, 누구나 개인적인 의견을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개방적인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더는 조직 내 구성원으로부터 “예”라는 소리를 듣고 싶을 때에도 때로는 집단 내부로부터 “아니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리더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셋째,“ 규칙을 적게만들고, 그 규칙을 집행하자,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한다” 이다. 이것은 e-Bay의 기업철학이기도 하다. 조직의 문화가 구성원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변화의 수레에 지혜롭게 올라타라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 방식은 구성원들이 대안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비판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서로 불화 없이 의견 일치를 보려는 성향이 강한 경우가 왕왕 있다.
이제 구체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할 때이다. 튀는 의견을 가진 구성원이 조직 내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이미 변화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변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보자. 이제부터라도 변화의 수레에 끌려가지 말고 지혜롭게 올라타자.
출처 : 흙사랑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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